사과 이야기/사과(기타)

겨울철 과수 가지치기(1) 사과

반딧불이(죽장) 2016. 2. 16. 18:13
겨울철 과수 가지치기⑴사과

모양보다 ‘수세’…약할땐 과감하게 잘라내

수세 강하면 잔가지 많이 둬 착과량 늘리는 게 좋아
긴가지는 생장 장기간 진행…꽃눈분화 덜돼 많이 남겨야
한파로 기온 떨어진 지역…절단면에 도포제 발라
겨울철은 결실을 끝낸 과수들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다. 하지만 농가는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잎이 떨어지고 나무가 생장을 멈춘 이 시기의 가지치기 방법에 따라 나무의 수세와 다음 영농기의 과실 수량·품질이 영향을 받기 때문. 겨울철 가지치기를 앞둔 농가의 고민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사과·배·복숭아·포도의 가지치기 요령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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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 겨울 전정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수세와 꽃눈 분화 상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가지치기의 가장 기본 원칙은 나무에 햇빛이 골고루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다만 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무작정 가지치기를 하기보다는 항상 수세를 고려해야 한다. 수세가 약하면 가지치기를 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강하게 가지치기를 실시해 수세를 회복시키고, 수세가 강하면 잔가지를 많이 둬서 사과 착과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잔가지가 많이 남아 있으면 수세는 자연스럽게 약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박무용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 연구사는 “수형에 따라, 재식연령에 따라 가지치기 실시 요령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모양에 치우치기보다는 수세를 감안하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지를 자르지 않고 유인만 한다면 수세가 약해져 사과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 “솎아낼 때는 과감하게 솎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연구사의 조언이다.

 수세는 평균 신초장(새가지의 길이)이 유목기 16~20㎝, 성목기 20~25㎝를 판단기준으로 삼는다(<후지>·M9 대목을 이용할 경우, <표 참조>).

 또 꽃눈 분화 상태를 파악해 가지치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올해는 꽃눈 분화의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된 만큼, 나무의 꽃눈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가지치기를 한다. 일반적으로 짧은 가지들은 작년에 일찍 생장이 멈춘 것이고, 긴 가지는 생장이 오랫동안 진행된 것이어서 30㎝ 이상의 긴 가지는 꽃눈 분화가 덜 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긴 가지들은 가지치기할 때 많이 남겨두도록 한다.

 최근 연이은 한파로 기온이 크게 떨어진 지역에서는 가지치기 시기를 되도록늦추거나 절단면에 도포제를 발라 언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가지치기 절단면이나 이로 인해 생긴 상처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

 가지치기 선도농가인 박재열씨(60·경북 영주시 봉현면)는 “수형에 신경쓰기보다는 겨울철에는 굵은가지나 큰가지 위주의 전정, 6·9월에는 웃자란 가지 위주의 솎음전정을 한다는 원칙에 충실하면 고품질 사과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도움말=박무용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 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