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하는 법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 |||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세배를 했는지 남아 있는 기록은 없다. 다만, 약 400년 전 사계 김장생의 ‘사계전서’에 제시된 배례법을 전통으로 따르고 있다. 세배는 아침 차례를 지낸 후 하는 게 정석이다. 절을 받는 어른이 앉는 자리를 북쪽으로 보고 동서남북 네 방위를 정한다. 실제 북쪽이 어디냐는 중요치 않다. 아버지와 어머니 등 남녀 어른이 자리를 같이할 때는 동쪽에 남자 어른, 서쪽에 여자 어른이 앉는다. 절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남자가 동쪽, 여자가 서쪽에 선다. 이는 음양의 이치를 따른 것으로, 동쪽은 양을, 서쪽은 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황 부위원장은 “먼저 내외가 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가족이 모여 세배할 경우 첫째아들 부부부터 어른 앞에서 부부간 절을 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린다. 부모에게 인사를 다 한 후에는 형제자매 간에 평절로 인사하고, 부모 옆에 앉아 아들딸의 세배를 받는다. ◇유재준(가운데)씨와 김정애(오른쪽)씨가 황의욱 성균관 전례연구위원에게 세배법을 배우고 있다. 평소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른이라도 제대로 격식을 갖춰 세배할 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유씨가 선 자세에서 무릎을 꿇으며 손을 내밀어 절하려다 황 부위원장의 지적을 받았다. 절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해진 동작이 있다. 먼저 양 손을 포개 양 팔꿈치와 손이 배 부근에서 수평이 되게 한다. 이때 남자는 왼손이 오른손 위로 올라간다. 좋은 일에는 왼손이 위로 올라가고, 상과 같은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간다. 이 상태에서 허리를 굽혀 손으로 땅을 짚고 왼발을 먼저 구부린 후, 오른발을 구부려 오른발바닥이 왼발바닥 위에 올라가도록 앉는다. 엉덩이를 발에 붙이고 손을 구부려 양 팔꿈치가 땅에 닿은 상태에서 얼굴이 손에 닿을 듯 말 듯 할 정도로 머리를 숙여 절한다. 절을 하고 일어날 때는 오른발을 세우고 손을 바닥에서 뗀 후, 손으로 오른 무릎을 짚으면서 한 번에 일어선다. ◇남 세배법 = 왼쪽부터 ①양손을 포개 양 팔꿈치와 손이 배 부근에서 수평이 되게 한다. ②허리를 굽혀 손으로 땅을 짚고 왼발을 먼저 구부린다. ③오른발을 구부려 왼발 바닥위에 오른발을 포개 앉는다. ④얼굴이 손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굽혀 절한다. “TV를 보면 양손을 옆으로 내리면서 절을 하던데 알고 보니 큰절을 하는 게 맞네요.” 전통무용을 배워 우리 문화에 비교적 익숙하다는 김정애씨도 이날에서야 세배하는 법을 제대로 알았다. 여자는 남자와 반대로 오른손등이 왼손등 위로 해 어깨 높이까지 오게 든다. 이때 손과 팔꿈치의 높이를 나란히 하고 고개를 숙여 바닥을 바라본다. 이 상태에서 먼저 왼발을 구부린 뒤 오른발을 구부려 앉은 후 허리를 반쯤 굽혀 절한다. 절을 마친 후에는 오른발을 올리고 그다음 왼발을 올려 일어난다. 남자의 경우 평절은 큰절과 같은 요령으로 하되 절 동작을 하자마자 바로 일어나고, 여자는 왼발만 구부린 무릎앉기 상태에서 손을 양쪽으로 펴는 점이 다르다. ◇여 세배법 = 왼쪽부터 ①손과 팔꿈치가 수평이 되도록 어깨 높이로 들고 고개를 숙인다. ②포갠 양 손 사이로 시선은 바닥을 향한다. ③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로 구부려 앉는다. ④허리를 반쯤 구부려 절한다. 세배를 마친 후 덕담을 들을 때는 남자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손을 모아 허벅지 중앙에, 여자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두 손을 모아 오른쪽 허벅지 위에 얹는다. 유재준씨는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절하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설에는 격식을 갖춰 부모님께 세배를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복을 입고 예를 갖춘다고 생각하니까 마음까지 경건해지는 기분”이라는 김정애씨는 “빨리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야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⑤덕담을 들을 때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남자는 허벅지 중앙에, 여자는 오른쪽 허벅지 위에 손을 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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